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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zz

내가 즐기는 재즈가 종교에 대한 찬가?

어쩌다 보니, 이번 포스트는 특정 종교와 유명인들을 다루는 민감한 주제가 되어버렸다. 

별로 눈에 띄고 싶은 블로그가 아니어서 공개만 할 뿐, 발행하고 있지도 않고, 읽을 만한 포스트도 없어 재즈 관련 키워드로 검색해 들어오시는 분들이나 가끔 스쳐 지나는 블로그라서 그럴 리는 없겠지만, 혹시라도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 음악에 대한 감상 같은 주관적인 부분을 제외하고는 실제 팩트만 나열하는 방식으로 글을 정리했다. 일부는 출처를 밝혔지만, 일일이 모든 출처를 제공해 드리지는 못하겠다. 관심 가는 분들은 조금만 구글 검색하는 수고를 기울이면 모두 근거있는 출처를 찾으실 수 있다.

우선,

혼잡한 명동 거리에서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는 모습에 심하게 눈살을 찌푸리긴 하지만, 그렇다고 종교에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 종교가 있어도, 없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신념을 선택하고 그 신념체계에서 우선하는 가치에 따라 살아 갈 자유가 있다. 종교가 만들어 놓은 체계를 따라 사는 것도 자유다. 게다가, 남한테 피해만 끼치지 않는다면 자신이 믿기로 한 신념의 광신도가 되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이유로, 이 글은 특정 종교를 비하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관련된 팩트들을 나열하다 보니 부득이 비하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 내용들이긴 하지만 절대 의도는 없다.) 

 

종교음악이라는 쟝르가 따로 있듯이 종교와 음악은 뗄래야 뗄 수가 없는데, 종교음악이 서양음악의 발전에 얼마나 공헌해왔던가를 생각한다면 그 긴밀한 관계에 대해서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 포스트에서는 종교음악에 대해서가 아니라 음악가의 창작의 원천이 종교인 경우에 대해 얘기해 보려고 한다.

 

 

음악을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종교란

 

곡을 만들고 소리를 만들어 내는 작업은 이성보다는 감성에 의지하는 일이 많다. 논리적인 사고에 능숙하다거나, 작곡이나 편곡 이론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해서 좋은 악상이 떠오르고 명곡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건반을 튕기다 우연히 좋은 멜로디를 찾아내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내부 속으로부터 떠오르는 곡에 대한 감정이나 아이디어, 이미지에 의존하는 일이 많다. 실제로 오랜 기간 동안 작곡을 끝내지 못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가도, 어느 순간 곡에 대한 이미지가 머리 속에서 명확해지거나 멜로디가 떠오르면 순식간에 작곡을 완성하는 경우가 많다. 영화의 스토리나 영상에 기반해서 작업하는 영화음악 제작과정을 생각해 보면 잘 알 수 있듯이, 머리 속에 그려지고 떠오르는 이미지를 기반으로 해서 곡을 만드는 것이 훨씬 더 드라마틱한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그런데, 어떤 음악인들에게 있어서는 종교가 그런 창의적인 기반이 된다.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종교에 대한 이미지를 음악으로 표현할 때 아이디어가 샘솟고 더욱 더 창의적으로 되는 뮤지션들이 있다는 말이다. 

 

 

종교적인 뮤지션? 종교 때문에 유명한 뮤지션?

 

종교가 재즈 뮤지션에게 끼친 영향을 생각할 때 첫 번째로 떠오르는 인물이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 1926-1967)인데, 뮤지션이 종교를 대하는 방식을 생각할 때 가장 바람직한 롤 모델이라 생각한다. 

John Coltrane
John Coltrane

그는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자랐고 친할아버지와 외할아버지가 모두 목사였으나, 특정 종교에 편향되지 않는 보편적인 신을 추구하였으며 어떤 종교이든지 관심을 갖고 배우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인도의 영적 스승으로 한국에도 많이 알려진 라마크리슈나(Sri Ramakrishna), 파라마한사 요가난다(Paramahansa Yogananda), 고대 힌두교 성전인 바가바드 기타(Bhagavad Gita) 등 인도의 영적인 자산에 특히 관심이 많았고, 이슬람 경전인 코란(Quran), 기독교 성경(the Bible), 유대교 신비주의인 카발라(Kabbalah), 힌두교(Hinduism), 신지학의 스타였지만 신지학을 떠났던 크리슈나무르티(Jiddu Krishnamurti),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Plato)과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 그리고 선불교(Zen Buddhism)까지도 두루 섭렵했다. 종교적인 뮤지션이라 부를 만하며, 이 사람을 아예 종교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다.

 

 

 

신을 보았다!

 

사실, 그는 10여년을 헤로인 중독과 알콜 중독으로 헤매다 1957년에야 겨우 극복할 수 있었는데, 이는 우연한 기회에 얻은 종교적 체험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가 영적 스승들과 각종 종교에 대해 배우고자 한 것은 이때의 경험을 이해하려는 노력에서 비롯된 것이었으며, 이후 그는 늘 신과 명상 등을 주제와 곡명으로 삼았고 이를 일관되게 음악으로 표현했다. 그러나, 이렇게 만들어진 곡들이 모두 명곡들이라거나 대중의 폭 넓은 사랑을 받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며, 그의 사후 일부 무리들이 그가 인간으로 육화한 신이었다고 주장하고 성인(聖人)으로 추앙하는 것에 대해서도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

 

聖 존 콜트레인을 그린 성화. Saint John Coltrane African Orthodox Church

여기다 대고 기도할 수 있을까...?

 

 

재즈 뮤지션이 종교를 주제로 하바드大에서 강의할 정도

 

현존하는 재즈 뮤지션들 중에는 종교 때문에 유명한 뮤지션들이 꽤 있다. 

 

Herbie Hancock

재즈와 퓨젼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색소폰의 거장 웨인 쇼터(Wayne Shorter)는 불교 신자로 유명하며, 20대에 칙 코리아에게 발탁되어 30여년간 재즈와 퓨젼계에서 최고 베이시스트들 중 한 사람으로 활동 중인 존 패티투치(John Patitucci)는 모태 독실한 크리스챤으로 유명하다. 칙 코리아, 키쓰 쟈렛과 함께 현존하는 재즈 피아니스트 거장 중 한 사람으로 불리우는 허비 행콕(Herbie Hancock)도 불교 신자로 유명한데, 하바드 대학교에서 불교를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을 정도로 그 이해도 깊다. 아래 내용 참조.


The Norton Lecturer in 2014 is Herbie Hancock


허비 행콕은 2014.2.3~3.31까지 하바드에 상주하며 6개의 강의를 진행하는 노튼 프로페서(The Charles Eliot Norton Professorship in Poetry)를 맡았다.



THE ETHICS OF JAZZ


Set 1 - 
THE WISDOM OF MILES DAVIS 
Monday, February 3

Set 2 - 
BREAKING THE RULES 
Wednesday, February 12

Set 3 - 
CULTURAL DIPLOMACY AND THE VOICE OF FREEDOM 
Thursday, February 27

Set 4 - 
INNOVATION AND NEW TECHNOLOGIES 
Monday, March 10

Set 5 - 
BUDDHISM AND CREATIVITY(불교와 창의성) ==> 강의 보시려면 클릭! 
Monday, March 24

Set 6 - 
ONCE UPON A TIME
Monday, March 31



하바드大, 샌더스 시어터(
Sanders Theatre)

 

사생활의 많은 부분이 노출되는 팝스타와는 달리, 개인보다는 음악 자체에 관심이 더 몰리는 재즈 뮤지션의 경우는 특정 종교를 믿는다는 것만으로 이슈가 되기는 극히 드물다고 생각하는데, 가끔 예외도 있고 동료 뮤지션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종교란 어차피 개인이 선택한 신념체계이므로 주변인들의 신념체계와 충돌하거나 간섭할 가능성이 높아 그 영향은 부정적일 우려가 더 크다.

 

 

재즈 뮤지션이 종교 때문에 이슈가 되는 경우

 

아래 인터뷰는 어느 뮤지션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그의 특별한 종교적 성향 때문에 밴드 생활을 그만두었다는 동료 연주자의 인터뷰 내용이다. 

 

 

빌 코너스(Bill Connors), 퓨젼 기타리스트: 

 

자신이 믿는 종교와 관련해서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이었는데, 점점 요구하는 게 많아지기 시작하더니, 내 솔로 파트를 내가 알아서 하게 허락해 주지도 않았고, 음악에 관해서는 내가 전혀 관여할 수 없었다. 입을 수 있는 의상 목록도 있었고, 매일 밤 멤버들을 평가하는 표도 있었다. 결국, 우리는 밤마다 표에 그려진 점들을 연결하는 짓을 했는데, 너무 존경했던 사람이라 처음에는 진지하게 받아들였다가 결국 헛짓거리라 느껴져 밴드를 그만뒀다. (출처 : Bill Connors - "I'm Just Pulling Together Eric Clapton And John Coltrane", Guitar Player Magazine, 1985년 3월호)

 

 

스캇 헨더슨 (Scott Henderson), 퓨젼 기타리스트:

 

그 사람이 믿는 종교는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피하고 싶은 우선순위 1위였다. 멤버 중 한 친구는 크리스챤이었으니 분명히 종교적으로 고민이 있었을텐데 내가 있는 동안에는 전혀 내색하지 않다가, 나중에 내가 탈퇴한 뒤에 종교 문제로 논쟁이 있었다고 한다. 그 사람과 한 때는 잘 지냈고 여전히 뛰어난 뮤지션이라고 생각하지만, 지금도 함께 활동했던 것을 후회한다. 음악적으로나 경력에 도움이 될 줄 알았는데, 퍼포먼스 컨셉이 오히려 내 스타일에 악영향을 끼쳤다. 그 때 대들었으면 밴드와 함께 한 기간이 6개월에서 1주일로 팍 줄어들었겠지. 다행히, 그 밴드를 떠나서 조 자비눌(Joe Zawinul, 퓨젼 키보디스트)과 함께 연주하게 됐는데 그는 뮤지션으로서 거장일 뿐만 아니라, 광신자적인 요소도 전혀 없었다. 종교적으로 심취했던 밴드와 일하면서 힘들었던 기억이 이 때 좀 힐링 됐다.(출처 : Scott answers your questions - round 2.8 - 4/10/10 from The Official Scott Henderson Discussion Forum)

 

빌 코너스와 스캇 헨더슨이 위에서 언급하는 종교에 심취한 뮤지션은 동일인으로, 뮤지션들 사이에서는 이 사람의 팬들을 'Sci-Fi's'라고 조롱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Sci-Fi는 SF처럼 공상과학소설인 Science Fiction을 의미하는 말이었는데, B급 공상과학 영화가 넘쳐나던 70년대부터는 싸구려 저예산 SF영화를 지칭하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즉, Sci-Fi's는 '싸구려 공상과학영화 빠돌이' 정도로 이해되는 말이다. 

왜 이 사람의 팬들이 이런 소리를 듣게 되냐면, 이 사람이 다루는 음악 컨셉이 허구한 날 우주와 은하계인데다 이 뮤지션의 종교 자체가 우주인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비꼬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다.


신은 없다, 우주인은 있다


이 사람이 믿는 종교는 먼 옛날 다른 행성에서 쫓겨 온 우주인들의 영혼이 현재 육신으로 화한 게 지구인들이고, 현재는 기억을 잃은 상태이지만 자신들만의 과학적인 기법으로 
계속 정화하다보면 본래의 모습을 깨닫게 된다는 그런 교리를 갖고 있다. 만화 같은 얘기라고 당황하지 않아도 된다. 이게 교리가 맞다. 일부 국가들은 이들을 종교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종교라고 칭하는 것이 부적절할 수도 있지만, 교회(Church)라는 명칭이 계속 등장하기 때문에 일단은 편의상 종교라고 칭하겠다.  

 

마치 "도를 아십니까"로 길거리 포섭을 하고, "조상의 원혼이나 업을 풀지 않으면 액운이 생긴다"고 위협을 해서 결국엔 조상에 올리는 제사비로 수십 만원부터 시작해서 전 재산을 갖다 바치게 하는 어떤 종교처럼,

한 동안 '절에서 나왔다', '얼굴에 복이 있다', '길 좀 물어보자'고 접근하기도 했다.

 

길거리에서 '이-미터(E-meter)'라는 장비로 스트레스 지수를 무료로 측정한다고 꼬드겨서는 몸에 안 좋은 기운을 정화한다는 명목으로 돈을 받는 수법이 무척 닮아 있다.

 

스트레스를 아십니까? 몸에 기운이 안 좋으시네요!

교단에 들어간 가족들을 만나지 못하게 방해하고, 이탈자를 끊임 없이 따라다니며 감시하고 위협하는 행태는 전형적인 사이비 종교 단체의 그것과도 비슷하다.

 

독일에서는 이 종교가 나찌즘과 비슷한 전체주의적인 성향을 가진 불법 단체라고 판단해 이들에 대한 정보기관의 감시활동이 합법이라는 법원 판결이 있으며, 정부가 주관하는 행사에 이 종교를 믿는 뮤지션의 참가를 금지한 적이 있을 정도로 강경한 입장이다. 

 

프랑스에서는 2013년 10월 17일, 장장 15년을 끌어온 재판에서 이 종교단체에 '조직사기죄(Organised Fraud)'를 유죄 확정 판결함으로써 이 종교 법인이 사기집단이라고 공식 확인하였다. 신도들에게 이런저런 물품 등을 터무니 없는 가격에 팔아 금전적으로 착취했다는 것을 법원이 인정한 것이다. 이들은 오히려 인권을 무시한 반종교적, 극단주의적 판결이라고 프랑스 정부를 비난하고, 유럽인권재판소에 제소하기로 했다. (관련 기사는 여기를 클릭!)

 

 사실, 이 종교가 글의 주제가 아니라서 더 쓸 생각은 없지만(쓸 내용은 정말 장편 소설을 써도 될 만큼 무궁무진하다), 이들과 관련된 뉴스들을 보면 마치 음모론을 다루는 영화를 보는 것 같다. 프랑스에서 15년이나 걸린 재판 과정에서 판사가 보관 중이던 재판 서류가 감쪽같이 사라지는가 하면, 변경된 법안이 판결 직전에 통과돼 사기죄가 확정되더라도 이 단체의 포교활동을 금지할 수 없게 되고, 현 교단 대표의 퍼스트 레이디가 활발한 대외활동을 하다 갑자기 모습을 감춰 경찰에 실종신고 되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영화처럼 연이어 발생하기도 했다.

 

 

 

Scientology.

 

 

이 종교의 정식 명칭은 사이언톨로지(Scientology). 
창시자는 전직 SF작가인 엘 론 허바드(L. Ron Hubbard).

 

L.A. Sunset Boulevard에 위치한 사이언톨로지 교회 건물

 

 

이언톨로지에 관한 이야기들

 

이 종교에 대해서는 다음 내용을 참고하는 것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한글자막이 없는 게 유감이나...요즘 함부로 자막 만들면 고발당하므로 양해바람.) 

 

아래 영상은 이 종교의 문제점을 파헤친 BBC의 시사보도 프로그램인 파노라마(Panorama, 영국판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2010년 9월 28일 방송한 '사이언톨로지의 비밀(The Secrets of Scientology)'편인데, 흥미로운 내용은 3년전에는 취재를 방해했던 사이언톨로지의 대변인이 교회를 버리고 나와 이번엔 오히려 적극 협조하는 사실이다. 前대변인조차도 교회 건물을 빠져 나와서 배신자로 낙인 찍힌 그 순간부터는 교회에 남아 있던 아내와 아이들과는 두번 다시 연락할 수 없다고 증언하는 순간이 가장 인상 깊다.

 

BBC Panorama The Secrets of Scientology <== 동영상 보시려면 클릭

 

아래 영상은 2014년 3월 29일에 미국 히스토리 채널(History Channel)을 통해 방영된 "America's Book of Secrets"의 시즌3 첫 번째 에피소드로 다룬 '사이언톨로지(Scientology)'편이다. 이들에 관한 각종 악성 루머, 現 퍼스트레이디의 실종 등을 다룬다. 故 창시자 론 하바드(L. Ron Hubbard)외증손자조차도 인터뷰하는 것을 위험하게 생각하는 장면이 나온다.

 

America's Book of Secrets - Scientology <== 동영상 보시려면 클릭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사이언톨로지는 부자들을 위한 종교로도 많이 알려져 있을 정도로 영혼을 정화하고 치유하는 '오디팅(Auditing)'이라는 과정마다 적지 않은 돈을 내야 한다. 그래서 사이언톨로지 교회(Church of Scientology)를 아래와 같이 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센트를 나타내는&nbsp; &cent; 와 달러의 $로 비하한 영문 표기)

 

부자와 같은 특권 의식을 가진 계층을 집중 공략하다보니 연예인들을 주 타깃으로 포섭하는 전략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일명 '유명인 프로젝트(Project Celebrity)'라는 것이다. 유명인사가 전면에 나설 수록 일반인을 끌어 들이기가 더욱 쉬워지기 때문에 유명인사 포섭에 적극적이다. 가장 유명한 유명인사로는 얼굴 마담 역할이 되어 버린 탐 크루즈(Tom Cruise)와 존 트라볼타(John Travolta), 윌 스미스(Will Smith), 제니퍼 로페즈(Jennifer Lopez) 등이 있고 잠깐 해보다 그만둔 연예인들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관련 연예인들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적어 보자면,

 

 

탐 크루즈 때문에 더 유명해진 사이언톨로지

 

탐 크루즈가 이 교회에 자주, 많은 돈을 기부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데, 그의 결혼과 이혼이 모두 이 종교와 관련되어 있고 특히 이 종교를 떠나고 싶어한 부인들이 이혼을 요구했다는 루머가 있을 정도로 그의 인생 전반에 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다소 이견이 있기는 하지만, 작품 선정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설이 있다. 특히, 2008년도 영화 '작전명 발키리(Valkyrie)'의 출연이 사이언톨로지 때문이라는 주장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독일 국방부에서는 이 영화의 군부대 촬영 협조를 거부하였는데, 탐 크루즈가 맡은 주인공 역할이 반나치 영웅 클라우스 솅크 폰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이었기 때문이다. 독일에서는 나찌즘과 같은 전체주의 성향 때문에 불법 사이비 종교로 간주되는 사이언톨로지가 얼굴 마담 격인 탐 크루즈를 반나치 영웅으로 내세워 전체주의적 나찌 이미지를 희석시키려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기 때문이었다. 

 

촬영 거부에 대한 독일 국방부의 공식 성명은 다음과 같다.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은 나치 정권 하에서 군사적 저항에 중요한 역할을 했기에 이 히틀러 저격 실패 사건에 대해 진심과 경의를 담은 묘사가 중요한데 싸이언톨로지 신자인 탐 크루즈는 이 역할에 적합하지 않다(Stauffenberg played an imporant role in the military resistance against the Nazi regime. A sincere and respectful depiction of the events of July 20 [the failed plot to assassinate Hitler] is therefore very much in our interest. Tom Cruise, with his Scientology background, is not the right person for this)." 

 

즉, “공공연한 사이언톨로지 신자인 크루즈가 주연을 맡으면 독일 군부대 지역에서 촬영을 허가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존 트라볼타가 창시자에게 바치는 영화, 배틀필드

 

존 트라볼타는 1975년에 사이언톨로지 교회의 일원이 되었다. SF작가인 교회 창시자의 소설 작품 중 '배틀필드(Battlefield Earth)'를 골라 과감히 영화제작자로 공동 투자하고 출연까지 감행했지만, 영화 '배틀필드(Battlefield Earth)'는 2000년 개봉하여 흥행에 참패하고 말았다.

 

한 마디로 망한 배틀필드.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윌 스미스, 

 

나는 사이언톨로지 교인이 아닙니다만...

 

윌 스미스(Will Smith)와 제이다 핀켓 스미스(Jada Pinkett-Smith) 부부 또한 前 탐 크루즈와 케이티 홈즈 커플처럼 사이언톨로지 커플로 알려져 있는데도 탐 크루즈와는 달리 공식적으로는 절대 사이언톨로지 교인이라는 것을 인정한 적이 없다. 오히려 전통적인 침례교 집안에서 자랐기 때문에 만약 사이언톨로지 교인이 되면 이미 돌아가신 할머니께서 놀라서 살아 돌아오실지도 모른다고 얘기할 만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단지, 절친 탐 크루즈에게서 사이언톨로지에 대해 배우고 있다고만 했을 뿐.

 

윌 스미스 부부가 설립한 학교[각주:1]가 사이언톨로지 학교라는 루머에 대해서도 윌 스미스의 부인은 절대 사실이 아니라고 부정한 바 있지만, 론 허바드가 개발한 교수법(Teaching Methodology)을 학교에 도입하고 있고 자선재단을 통해 2007년 사이언톨로지 교회에 $122,500을 기부한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2013년 개봉한 SF영화 '애프터 어스(After Earth)'는 윌 스미스가 아들을 위해 스토리도 직접 쓰고, 제작도 직접 하고, 출연까지도 직접 해서 망한 첫 케이스인데, 이 영화가 사이언톨로지의 교리를 알게 모르게 많이 차용하고 반영해서 사이언톨로지 선전영화라는 평까지 들었다. 여러가지 정황상 사이언톨로지 교회와 무관하다는 점은 인정하기 어려워 보인다.

 

 

애들을 사이언톨로지에 보낼 바에야...제니퍼 로페즈 부부

 

제니퍼 로페즈(Jennifer Lopez)와 마크 앤소니(Marc Anthony) 부부가 이혼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3년전이지만, 법적으로 이혼이 확인된 것은 2014년이다. 다른 이유도 많겠지만, 이 부부의 이혼은 사이언톨로지에 대한 의견 차이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2008년 한 인터뷰[각주:2]에서 제니퍼 로페즈가 그녀의 쌍둥이 아이들을 사이언톨로지 학교에 보내도 괜챦다고 했다가 그 인터뷰에 노발대발한 남편 마크와 파국으로 치닫기 시작했다고 알려진다. 제니퍼 로페즈의 아버지는 20여년째 사이언톨로지 교인으로 잘 알려져 있고, 제니퍼 로페즈는 탐 크루즈로부터 소개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인은 사이언톨로지의 기법들을 배우고 활용할 뿐 교인이 아니라고 주장해왔지만 사이언톨로지를 옹호하는 발언들로 유명하다.

"자녀인 Emme와 Max를 사이언톨로지 학교에서 가르칠 생각도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상관없어요, 전혀."라고 답변.

반면에, 제니퍼 로페즈의 소문난 절친인 배우 리아 레미니(Leah Remini)가 수십 년간 몸 담았던 사이언톨로지를 2013년 탈퇴하던 때 다른 사이언톨로지 연예인 동료들이 냉담한 반응을 보일 때도 오히려 제니퍼 로페즈만은 탈퇴를 도와주었다고 해서 화제가 된 바도 있다.

 

사이언톨로지를 신봉하는 대표적인 연예인들과 그들이 교단의 발전을 위해 자신들의 재능을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 그들의 삶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잠시 살펴 보았다.

 

 

대표적인 사이언톨로지 재즈 뮤지션

 

이제 본래 얘기하려던 재즈 뮤지션의 얘기로 돌아와서, 

 

존 트라볼타와 마찬가지로 창시자의 소설을 감명 깊게 읽은 이 뮤지션은 SF작품들에 영감을 받아 사운드 트랙을 직접 만들어 발표하기에 이른다. 영화가 아닌, 무려 SF소설의 사운드 트랙이다. 2004년 발표한 이 앨범이 나름 호평을 받자, 2006년에는 다시 또 다른 SF작품을 소재로 한 앨범을 발표하기도 한다. 이 뮤지션은 사이언톨로지의 상징인 ARC Triangle을 앨범명과 자켓으로 사용하는 호기를 부리기도 했다.

 

사이언톨로지의 ARC Triangle

       

1971년, 'A.R.C.' 앨범

 

 

이 뮤지션은 내가 음악적으로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이며, 이 사람의 음악을 듣고 나도 재즈 피아노를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니 내게는 다른 어떤 뮤지션보다도 특별한 사람이다.

 

그 뮤지션의 이름은 다름 아닌,

 

Chick Corea

 

두 말이 필요 없는, 재즈와 퓨젼계의 살아있는 전설, 칙 코리아(Chick Corea)다. 그는 1968년 이래로 미스터 사이언톨로지(Mr. Scientology)라고 조롱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사이언톨로지에 심취해 있으며 그의 대부분의 작품들이 사이언톨로지에서 영감 받아 만들어졌다. 

 

 

사이언톨로지는 칙 코리아에게 얼마나 영향을 끼쳤나?

 

아래는 내가 소장하고 있는 칙 코리아의 앨범들에서 극히 일부만 찾아 본 앨범 Credit의 일부분이다.

칙 코리아의 거의 모든 음반에서 볼 수 있는 사이언톨로지 창시자 L. Ron Hubbard에 대한 감사 인사.

거의 모든 앨범에서 이런 문구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사이언톨로지의 창시자인 론 허바드에게 보내는 "제 음악에 영감을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감사의 메세지다.

 

한 술 더떠서, 칙 코리아가 2001년도에 후배 뮤지션들을 위한 가이드 북으로 발간한 책, 'A Work In Progress...On being a Musician, Volume 1[각주:3]'에는 대놓고 사이언톨로지의 기법을 소개하고 있다. Chapter 3의 'Playing The Piano(page 17)'를 보면 'The Student Hat'라는 과정(Course)을 언급하는데, 이는 사이언톨로지의 창시자 론 허바드가 개발한 기법으로, 이 기법을 익히고 난 후부터 어떤 주제도 쉽게 어프로치할 수 있고 테크닉도 쉽게 익힐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칙 코리아는 데뷔 후부터 꾸준히 사랑받아 왔는데, 대중적으로 확실히 사랑받던 황금기는 70년대 리턴 투 포에버(Return to Forever) 시절과 80-90년대 일렉트릭 밴드(Elektric Band)어쿠스틱 밴드(Akoustic Band) 시절이라 본다(사실, 거의 모든 시절을 사랑받았다). 1972년도 Return to Forever 앨범으로 대성공을 거둔게 불과 31세 때다. 이때는 이미 사이언톨로지에 심취해 있을 때로, 이후 합류했던 기타리스트 빌 코너스가 사이언톨로지에 질려 그만뒀고, 계속되는 밴드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1977년, 갑자기 각자의 솔로 활동을 이유로 활동을 중단하고 마는데, 이것이 사이언톨로지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칙 코리아와 함께 밴드의 주축이었던 베이시스트 스탠리 클락(Stanley Clarke)도 사이언톨로지를 접하게 되는데, 이후 그가 교회를 멀리하면서 칙 코리아와 관계가 소원해졌고 결국 밴드 해산으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빌 코너스가 리턴 투 포에버 탈퇴 사유의 하나로 사이언톨로지를 언급한 바 있으니, 전혀 근거 없는 얘기라고는 할 수 없다. 스탠리 클락이 다시 사이언톨로지와 가까워지자 곧 리턴 투 포에버를 재결성해서(2008년) 활동을 재개한 것도 우연의 일치라고만 볼 것은 아니다.

 

아래 2012년 국제사이언톨로지교인협회(IAS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Scientologists)의 홍보 비디오에서 칙 코리아와 그의 부인 게일 모란(Gayle Moran Corea), 그리고 돌아온 탕아, 스탠리 클락을 볼 수 있다.

 

2012년 IAS 홍보 영상 <== 동영상 보시려면 클릭

 

1977년 리턴 투 포에버 활동 중단 이후에도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펼치다가, 1985년 '일렉트릭 밴드(Elektric Band)'를 결성해 기존 퓨젼의 평범함을 뒤덮는 천재적인 참신함을 보이면서 다시 한 번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된다. 이때 투어에서 기타를 담당했던 스캇 헨더슨(Scott Henderson)은 사이언톨로지 교리와 무대 컨셉에 불만을 품고 6개월만에 그만뒀다고 주장한다. 독실한 크리스챤인 베이시스트 존 패티투치(John Patitucci) 역시 종교적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스캇 헨더슨이 기겁했다는 무대 퍼포먼스는 이런 것을 말한다.

 

Chick Corea Elektric Band - "Rumble" (GRP Super Live in Japan, 1987)

↑ 동영상 보시려면 클릭

 

일렉트릭 밴드 공연 영상을 찾아보면 86, 87년경 초기에는 이런 퍼포먼스를 여기저기서 해댄다. 내가 아무리 칙 코리아를 좋아하지만 왜 저랬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본인이 열심히 하는 걸 보면 반드시 합당한 이유가 있겠지만.

"스캇, 당신같이 소문난 괴짜가 이런 걸 6개월이나 참았다고? 잘도 참았네."

 

 

칙 코리아와 사이언톨로지가 얼마나 관련이 있길래?

 

▶ 칙 코리아는 첫 번째 부인이 키우던 아들 쌔디어스(Thaddeus)와 딸 리아나(Liana)를 모두 사이언톨로지 교회가 운영하는 기숙사 학교에 보내 자연스럽게 교단에 입단시켰다.

 

▶ 1972~73년 리턴 투 포에버 초기 앨범에는 "What Game Shall We Play Today", "You're Everything", "500 Miles High", "Sometime Ago" 등 보컬 곡이 몇 곡 들어 있는데, 이들의 작사가는 네빌 포터(Neville Potter)로 사이언톨로지를 통해 알게된 친구며, 론 허바드의 영혼 철학에 영향 받아 만들어진 가사다.(1998년 재발매된 'Light As A Feather (2CD)'의 CD Booklet에 칙 코리아의 인터뷰 내용이 있음)

 

▶ 1978년에는 오리건(Oregon)주에 위치한 사이언톨로지 학교인 Delphian School에 바치는 앨범 'Delphi 1 - Solo Piano Improvisations'를 녹음하기도 했다. 놀라운 것은 이것이 1979년에, 'Delphi 2 & 3'이 1980년에 Polydor 레이블로 발매가 됐다는 사실.

 

▶ 1982년에는 창시자 론 허바드 본인이 직접 만든 재즈 LP 'Space Jazz'에 칙 코리아, 그의 아내 게일 모란 그리고 스탠리 클락이 참여하기도 했는데, 이 앨범에 대한 많지 않은 평들을 종합해 보면 대체로 Disaster라는 한 단어로 정리된다. 대참사라는 얘기다.(앨범 내용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를 클릭!)

 

▶ 1986년 론 허바드가 74세로 타계하자, 교회는 론 허바드가 직접 작곡한 곡들을 모아 'L. Ron Hubbard and Friends - The Road to Freedom (1986)'이라는 레코드를 발매했는데, 칙 코리아는 "Why Worship Death"라는 곡의 편곡과 연주를 맡았다. 참여한 사이언톨로지 뮤지션들로는 존 트라볼타(John Travolta), 원조 수퍼 아이돌 레이프 개럿(Leif Garrett), 오페라 메조 소프라노 가수 훌리아 미헤네스-존슨(Julia Migenes-Johnson), 실베스터 스탤론의 동생 프랭크 스탤론(Frank Stallone), 호주 출신 가수 데이빗 캠벨(David Campbell), 일렉트릭 밴드의 색소폰 주자 에릭 매리엔탈(Eric Marienthal), 칙 코리아의 아내 게일 모란(Gayle Moran Corea), 칙 코리아의 매니저 론 모스(Ron Moss, 트롬본 연주) 등이 있다.

 

▶ 

1978년 칙 코리아의 투어 드러머로 시작해서 현재까지도 가끔 칙 코리아의 레코딩이나 투어에 참여하고 있는 명드러머 타미 브렉트라인(Tommy Brechtlein) 부부 역시 사이언톨로지 교인들로, 그의 부인 에벌린(Everlyn Brechtlein)은 칙 코리아가 한때 소유했던 매드 해터 레코딩 스튜디오의 매니저였으며, 녹음 작업 시 Production Coordinator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 칙 코리아의 기획사인 Chick Corea Productions의 Deputy Executive Director로 30여년 가까이 함께 일하고 있어 부부 모두가 뗄래야 뗄 수 없는 교우(敎友) 관계다. 타미 브렉트라인은 사이언톨로지가 발행하는 Celebrity 잡지의 표지 모델을 장식하기도 했다. 표지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 1986년 발매한 명반 '일렉트릭 밴드(Elektric Band)'의 믹싱 작업은 사이언톨로지의 홍보 영상물 제작을 전담하고 있는 자회사 황금시대 프로덕션(Golden Era Productions, 한글로 이름을 옮겨 보니 너무 재미있어서 일부러 번역해 봤음)의 헐리우드 스튜디오에서 이루어졌다.

 

▶ 1987년, 일렉트릭 밴드 두 번째 정규 앨범의 'Light Years'라는 타이틀은 창시자 사후 현재 사이언톨로지 교회를 이끌고 있는 데이빗 미스캐비지(David Miscavige)의 부인 쉘리 미스캐비지(Shelly Miscavige, 현재 실종 미스터리의 당사자)[각주:4]로부터 영감받아 정했다.

 

1988년, 일렉트릭 밴드의 앨범 중 가장 호평 받았던 정규 3집, 'Eye of the Beholder' 앨범 중 명곡 "Eternal Child"의 뮤직 비디오에는 같은 교인인 재즈 가수 알 재로(Al Jarreau, 잠시 이 교회에 몸 담았음)와 존 트라볼타가 잠깐 등장하기도 한다. 잠시 감상해 보셔도 좋을 듯.

 

Chick Corea Elektric Band - Eternal Child <== 동영상 보시려면 클릭!

 

▶ 1993년에는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세계 육상 선수권 대회(World Athletic Championships) 행사의 일환으로 주 정부의 후원 아래 칙 코리아의 공연을 기획했는데, 사이언톨로지 홍보에 적극적인 뮤지션이란 것을 알게 된 주 정부가 출연을 금지시켜 버렸다. 이 소식이 확대되어 칙 코리아가 아예 독일에서 퇴출됐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지만 이 행사에만 국한되는 조치였다.

 

▶ 1996년, 칙 코리아는 L.A.에서 플로리다주 클리어워터(Clearwater, Florida)로 이사했는데, 클리어워터에는 'Flag Service Organization'라는 사이언톨로지 교회의 휴양시설이 있기 때문이었다. 1년에 3개월, 투어를 쉬는 기간에는 와이프와 함께 그 곳에서 산다고 하는데 교인들을 위한 종교 시설로 알려지고 있다.(궁금하시면 여기 클릭!)

 

▶ 1974년 '리턴 투 포에버'의 로드 매니저로 시작해 2001년 해고될 때까지 27년간 칙 코리아의 매니지먼트와 칙 코리아의 스트레치 레코드사(Stretch Record) 사장으로 비즈니스를 담당했던 영국인 론 모스는 칙 코리아와 가장 친했던 친구들중 하나로, 미국에 건너오기 전인 1965년 21세때 이미 사이언톨로지 신자였는데 심지어 사이언톨로지의 '목사' 자격으로 종교인 영주권을 취득한 사람이다. 그의 딸 엘리자베스 모스(Elisabeth Moss)는 미드 '매드 멘(Mad Men)'의 페기 올슨(Peggy Olson) 역으로 유명하고, 2014 골든글로브(Golden Globe Award) 미니시리즈 최우수여우상(Best Actress in a Miniseries)을 수상할 정도로 연기파 배우인데, 칙 코리아의 자녀들과 마찬가지로 사이언톨로지가 모태신앙으로 알려져 있다.

 

▶ 론 모스 이후 새 매니저로 채용된 빌 루니(Bill Rooney) 역시 오랜 사이언톨로지 신자로, 사이언톨로지에서 투자했지만 결국 망한 잡지 'FINAL FRONTIER' 출판사 사장이었다. 이 잡지는 사이언톨로지의 사상과 밀접한 우주를 주제로 다루던 우주 매니아들을 위한 잡지였다. 그의 아내 쥴리 루니(Julie Rooney)는 2006년 Chick Corea의 'The Ultimate Adventure' 앨범 Credit에 Production Coordination으로 이름을 올리기 시작하더니 2007년 Chick Corea & Béla Fleck의 'The Enchantment' 앨범부터는 Art Coordinator, Promotion & Marketing 담당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재 마케팅 이사(Director of Marketing)로 칙 코리아의 Chick Corea Productions에 재직 중이며 이 부부 역시 칙 코리아와 일을 함께 하는 교우(敎友) 관계가 되었다.

 

▶ 칙 코리아는 1978년 앨범 '매드 해터(The Mad Hatter)'와 동명의 레코딩 스튜디오를 L.A., 실버레이크(Silver Lake) 지역에 가지고 있었는데, 1980년부터 운영했던 나름 잘 나가는 녹음스튜디오였다. 현재, 이 스튜디오는 2003년 사이언톨로지 교회에 팔려 교회 홍보 영상물을 만드는데 사용되고 있다.(거의 기증하는 수준이 아니었을까 하는 상상을 해 본다.)

 

▶ 2004년, 일렉트릭 밴드의 원년 멤버들[각주:5]을 다시 모아 11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했다. 앨범 타이틀은 'To The Stars'이며, 이는 론 허바드의 SF소설명이다. 창시자의 소설에 헌정하는 사운드 트랙 앨범인데, 일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음악적으로나 상업적으로나 꽤 좋은 결과를 얻었다. 사이언톨로지 홍보에 너무 나선다고 본격적으로 욕을 먹기 시작한 때가 이때쯤부터인 것 같다.(원작 소설은 국내에 "투 더 스타(L. 론 허버드 저/최준영 역, 소담출판사, 2005)"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적이 있는데, 관심 있는 분들은 '정신이 우주로 날아가버린 작가의 불온한 결말'이라는 타이틀의 소설 리뷰를 보실 수 있다. 리뷰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 2006년에는 또 다른 SF작품 'The Ultimate Adventure'에 헌정하는 앨범을 발표했는데, 소설을 모티브로한 앨범이라고는 해도 결국은 사이언톨로지의 창시자에게 헌정하는 앨범이나 마찬가지라 또 욕을 바가지로 먹었지만, 이 앨범은 솔직히 평소 스타일보다 훨씬 고급스럽고 세련됐으며 서사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화려한 앨범이다. 제49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최우수 재즈 연주 앨범상(Best Jazz Instrumental Album)과 최우수 연주곡 편곡상(Best Instrumental Arrangement - 곡명: Three Ghouls)을 수상할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잠깐 맛보기로 위 앨범의 곡들 중 한 곡 감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앨범에는 플라멩코(Flamenco) 기타의 거장 파코 데 루시아(Paco de Lucia)가 사망하기 전까지 수십 년을 함께 연주했던 까를레스 베나벤트(Carles Benavent, 베이스)와 호르헤 파르도(Jorge Pardo, 플룻)가 참여했다. 이들의 연주가 아주 인상적인데, 이 두 사람이 없었으면 이 앨범의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을 것이다. 드러머는 위에서 언급한 타미 브렉트라인이다.

 
"North Africa" <== 감상하시려면 여기를 클릭
 

▶ 칙 코리아를 통해 사이언톨로지를 접했다가 사이언톨로지와 사이가 안 좋아진 뮤지션들도 많은데, 리턴 투 포에버 멤버였던 퍼커션의 아일투 모레이라(Airto Moreira)와 그의 아내, 보컬의 플로라 퓨림(Flora Purim), 기타의 알 디 메올라(Al Di Meola) 등이 그랬다.

 

▶ 칙 코리아의 거의 모든 앨범 제작에서 녹음을 담당하고 있는 프랑스 출신의 레코딩 엔지니어 버니 커쉬(Bernie Kirsh) 역시 사이언톨로지 교인이다.

 

칙 코리아의 앨범에 쓰이는 주요 로고 디자인은 모두 마이클 마누지안(Michael Manoogian)이라는 그래픽 디자이너의 작품인데, 오랜동안 칙 코리아 앨범의 사진과 로고 등을 함께 작업해 오고 있다. 이 디자이너는 데이브 그루신(Dave Grusin), 허비 행콕(Herbie Hancock) 및 롤링 스톤스 등 다른 팝스타들의 로고도 다수 작업해왔으나, 사이언톨로지 교인으로서 사이언톨로지에서 사용하는 로고들 대부분을 디자인했고 1972년 리턴 투 포에버 앨범의 그 유명한 갈매기 쟈켓 때부터 칙 코리아와 작업해왔다.

     

비상하는 자유의 강렬한 메세지. Return To Forever(1972) 쟈켓

     

"Rendezvous in New York" CD 커버 로고(2003)

     

Return to Forever의 RTF 로고

     

일렉트릭 밴드스럽게 잘 어울리던 로고 (1986)

 

 

지금까지 단편적이지만 꽤 많은 사례들을 살펴보았는데, 이 정도만으로도 칙 코리아가 얼마나 사이언톨로지에 헌신적인지, 음악이나 일에 있어서 그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사이언톨로지와 연관이 깊은 지 잘 알 수 있다.

 

 

칙 코리아는 언제, 어떻게 사이언톨로지를 접하게 되었나

 

사람들은 대부분 인생의 어떤 시점에, 또는 특정 시기와 상관없이 인생의 해답을 찾기 위해 늘 끊임없이 고민을 한다. 누군가는 종교를 통해, 누군가는 철학을 이용해, 누군가는 명상에 기대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이른바 인생과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호기심이고 탐구심이다.

 

데이브 리브만(Dave Liebman)은 색소폰 연주자로, 마일스 데이비스(Mile Davis) 밴드에서도 연주했고, 칙 코리아의 1977년 월드 투어 때 조 패럴(Joe Farrel) 대신 함께 한 적이 있는데, 그가 쓴 "What It Is: The Life of a Jazz Artist (Scarecrow Press, 2012)[각주:6]"라는 책을 보면 칙 코리아가 어떻게 사이언톨로지에 관심을 갖게 됐는지 설명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1960년대 중반, 이제 20대 중반을 갓 넘긴 젊은 칙 코리아는 생애 처음으로 이혼의 상실감에[각주:7] 빠져 있었고 음악적, 철학적, 영적인 해답을 찾아 철학과 명상 등 뭐든 당시 유행하던 것들을 닥치는 대로 시도해 보던 중이었는데, 당시 함께 모여 지내던 데이브 홀랜드(Dave Holland) 등과 함께 서로 이거 해봤어? 저거 해봤어? 하며 서로 권하고 시도하던 때였다고 한다. 칙 코리아는 요가, 명상, 인도 철학, 매크로바이오틱스(Macrobiotics) 등 당시 유행하던 모든 방법들을 다 시도해 보던 중 한 동료 뮤지션의 추천으로 사이언톨로지를 접하게 됐는데, 그것이 칙 코리아에게는 큰 효과가 있었다. 6주 교육과정에 1,500달러의 거금을 들여 데이브 홀랜드나 데이브 리브만도 시도했었지만 별 효과가 없어 그만두었다고 한다. 즉, 이때는 종교의 형태가 아니라 명상이나 요가 같은 일종의 자기개발 기법, 테크닉의 일종으로 받아들인 셈이다.

 

 

칙 코리아는 왜 이렇게 열성적으로 사이언톨로지에 헌신하는 것인가?

 

낸들 아나?

 

그렇지만, AllAboutJazz.com과의 2004.10.30일자 인터뷰에서 조그만 힌트를 찾아 볼 수 있다.

 

Interview with Chick Corea (2004.10.30)  <== 기사를 보시려면 클릭

 

이 인터뷰가 진행되던 시기는 2004년 칙 코리아 일렉트릭 밴드를 재결성하여 론 허바드의 소설 "To The Stars"의 사운드 트랙 앨범을 발매한 시점이기 때문에 사이언톨로지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칙 코리아 : 허바드씨는 위대한 예술가였습니다. 사이언톨로지를 배우는 방법들중 하나는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아가는 겁니다.

인터뷰어가 서로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였냐고 질문하자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칙 코리아 : 서로 편지를 주고 받았습니다. 내가 그의 작품에 대해 감사의 편지를 쓰거나, 제 레코드를 보내면 그가 답장을 하곤 했었죠. 대단한 사람이었고 대단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다이어네틱스(Dianetics)[각주:8]와 사이언톨로지를 개발할 정도로 아주 현명한 사람이었습니다. 사이언톨로지의 목표는 전쟁과 미친 짓거리 없는, 정직한 사람들이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는 세상입니다. 사람들이 배워서 스스로를 다스릴 수 있는 기법들을 허바드씨가 개발해냈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죠. 약물중독자들을 위한 "Narc-Anon" 프로그램과 전과자들이 사회에 잘 적응하도록 돕는 "Crim-Anon" 이라는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론 허바드가 개발했던 다이어네틱스나 사이언톨로지의 기법들이 칙 코리아의 영성이나 창조적인 감성과 잘 맞아 떨어졌고, 칙 코리아에게 음악적으로나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큰 도움을 준 기법들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효과적일 수 있고, 나아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할 거라고 굳게 믿고 있는 것 같다. 위 인터뷰에서 보듯 교단이나 교회가 아니라 론 허바드라는 개인과 그가 만든 기법들에 대해 대단하게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그가 그토록 사이언톨로지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은 본인에게 그랬듯이 남들에게도 분명히 도움이 되리라는 믿음과 15년간의 서신 교환으로 형성된 창시자와의 유대감에 기인했다고 할 수 있다.

 

현재의 미스터리한 교단의 모습은 론 허바드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창시자조차도 현재 데이빗 미스캐비지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사이언톨로지의 모습은 애초 자신이 구상했던 것과 다르다고 말한 적이 있을 정도로 변질된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유명인들은 '셀레브리티 센터(Church of Scientology Celebrity Centre)'라는 별도의 교회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교단의 여러 내부적인 문제점들까지 칙 코리아가 알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셀레브리티 센터는 일반 사이언톨로지 교회와는 달리 예술적 재능과 끼가 넘치는 유명 연예인들이 모이는 즐거운 장소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즉, 칙 코리아가 헌신하는 대상은 사이비종교로 비난받는 사이언톨로지 교단이 아니라 사이언톨로지 기법 자체의 긍정적인 측면과 론 허바드 개인과의 오랜 교감에 대한 것으로 보인다.

 

 

칙 코리아가 사이언톨로지를 받아들이는 방식

 

iROCK JAZZ의 2013.4.12일자 인터뷰 기사를 보면 사이언톨로지에 대한 그의 생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A Conversation with Chick Corea (2013.04.12)  <== 기사는 여기를 클릭

 
 

아티스트로서의 개발이라는 측면에서 사이언톨로지는 어떤 역할을 했습니까?


칙 코리아 : 론 허바드로부터 비롯된 책, 강의, 교육과정, 사회 개선 프로그램들은 내가 그의 첫 번째 책 "다이어네틱스: 정신 건강에 관한 현대 과학(Dianetics: The Modern Science of Mental Health)"
를 읽은 이래로 쭈욱 영감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내가 만들고자 하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서 건강을 유지하고, 사이언톨로지를 제대로 활용하게 되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각주:9]

 

다이어네틱스는 일종의 심리 요법이다. 다이어네틱스 책을 읽어 보면, 심인성 질병을 완치 때까지 다이어네틱스로 치료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 이론이 전혀 근거 없는 황당무계한 이론이냐면 그렇지가 않다. 
게슈탈트 요법(
Gestalt Therapy)이라고 부르는 심리 요법이 있는데, 이 심리치료법의 창안자는 유태계 독일인 프리츠 펄스(Fritz Perls, 1893~1970)라는 정신과 의사다. 그런데, 초창기 사이언톨로지에는 이 프리츠 펄스라는 의사도 함께 일했을 정도로 이론적인 근거가 탄탄했다고 평가받은 것이 다이어네틱스다. 

 

사이언톨로지는 지성인을 위한 과학시대의 종교라고 많이 칭하기도 하는데 초기 교인들중에는 변호사, 교수 등 지성인들이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실제로 역사학자 및 국제관계 전문가였던 윌리엄즈 칼리지(Williams College)의 프레데릭 슈만(Frederick L. Schuman) 교수나 심리학자 낸시 로든버그(Nancy Rodenburg), 심지어는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의 과학자들도 다수 사이언톨로지에 몸 담았을 정도였다.

 

그런 맥락에서, 칙 코리아가 다이어네틱스를 언급하고 사이언톨로지의 기법들과 사회개선 노력에 대해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말하는 것으로 보아 종교라기보다 카운셀링 또는 사회 참여 같은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제니퍼 로페즈나 윌 스미스가 사이언톨로지의 기법들(Practices)을 배우고 활용한다고는 했어도 교인(Scientologist)은 아니라고 부정하는 것도 이런 의미일 것이다. 교단에서 주도하는 사회 개선 운동에 동참하는 좋은 의미에서라면 많은 연예인들이 사이언톨로지에 기부하는 행위도 이해할 수 있다.

 

사이언톨로지에 반대하는 포럼들을 돌아다니다 보면 칙 코리아가 함께 연주하는 젊은 뮤지션들을 사이비 종교로 이끈다고 그를 사악한 뮤지션(Evil Musician)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교단의 행태에 대한 평가를 개인에게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 사이언톨로지에서 사용하는 기법들이 칙 코리아에게 도움이 된 것처럼 후배 연주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면 시험 삼아 해보라고 권하는 것만으로 욕 먹을 일은 아니라고 본다. 성공한 뮤지션이 자신의 성공은 사이언톨로지 덕분이라고 정말로 믿는다면 동료들에게 권하는 것이 사악한 일일까? 


여기 또 다른 성공한 뮤지션의 얘기를 들어 본다.

 

"To Be With You"라는 명곡으로 유명한 미스터 빅(Mr. Big)의 명 베이시스트 빌리 시안(Billy Sheehan) 역시 71년부터 사이언톨로지 교인이며, 본인의 성공은 모두 사이언톨로지 덕분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저는 35년 이상 사이언톨로지와 함께 해왔고 내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일에서나 개인적으로 대부분의 목표를 이뤘고 사이언톨로지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내 앞에 닥친 모든 문제들에 대한 답은 사이언톨로지를 통해 해결되었습니다. 사이언톨로지는 마술처럼 문제를 해결해주며 이해하기 쉽고 누구에게나 언제 어디서나 적용할 수 있습니다."[각주:10]
 
 
 
나는 빌리 시안이 경험했던 일이 칙 코리아에게도 일어났기에 주변에 추천하고 권해왔다고 생각한다.

 

 

재능이 아까운 비운의 천재들

 

이제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보겠다.

 

60년대 재즈 피아니스트중 가장 경외 받는 빌 에반스(Bill Evans)는 재즈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름 정도는 들어봤을 것이다. 이름은 모르더라도 고개를 푹 처박고 연주하는 흑백 사진이라든가 안경 낀 교수님 같은 얼굴을 보면 대부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1959년 명반 Portrait in Jazz

이 뮤지션은 50년대 후반부터 헤로인을 시작해서 70년대 후반에는 코카인에 중독되었고, 결국 1980년 51세로 사망할 때까지 20년이 넘는 기간을 마약중독자로 살았다. 그가 사랑했던 사람들의 연이은 죽음에 따른 고통을 잊기 위해서 또는 마약류가 주는 환상이 음악에 필요했다고 변명할지 모르지만, 그의 약물중독 과정을 "역사상 가장 긴 자살(The Longest Suicide in History)"이라고 할 만큼 개인으로서는 비참했다.

 

빌 에반스의 묘비. 51세에 생을 마감하기엔 그 재능이 너무 아깝다.

 

 

"베이스는 내가 세계 최고야 (I am the Greatest Bass Player in the World)!!!"

또 하나의 천재 뮤지션으로 후대의 일렉트릭 베이시스트들 대부분이 경외해마지 않는 자코 파스토리어스(Jaco Pastorius) 얘기도 빠질 수 없다. 초기에는 거들떠 보지도 않던 마약과 알콜에 빠지면서부터 괴팍한 행동 등이 심해졌고 조울증 진단을 받고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등 정신적으로 많은 문제를 야기했는데, 특기는 주변에 시비 걸기였다. 어느 날, 클럽 유리문을 걷어 차다 클럽 기도와 시비가 붙었는데 결국 폭력사태로 이어졌고, 안면골절, 우측 안구 손상, 왼팔 등에 심한 부상을 입고 코마에 빠졌다가 사망하고 만다. 이 때 그의 나이 겨우 36세. 정말 어이가 없다.


뮤지션들 중에는 천재적이라거나 기존의 틀을 깰 수 있을 정도로 아주 뛰어난 사람들이 분명히 있지만, 그 재능을 아끼지 않고 알콜이나 약물 등에 의존해서 방탕하게 살다 생을 일찍 마감한 아까운 사람들이 많다. 위 두 사람은 그 중 일부다.

 

청교도적인 청빈한 삶을 살 필요는 없지만, 사람의 감성을 울리는 뮤지션이라면 적어도 온전한 정신과 건강한 육체를 유지하려는 노력 정도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뮤지션의 상태가 감수성 높은 대중에게는 고스란히 전달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바시아(Basia Trzetrzelevska)[각주:11]는 존경받을 만하다. 국내에서는 브라질 가수 아스트루드 질베르토(Astrud Gilberto)를 노래한 "스트루드(Astrud)"라는 곡으로 유명한 바시아는 90년대 중반까지 영국, 미국 등 세계적으로 대성공을 거두며 승승장구하다 어머니와 절친의 연이은 죽음에 충격받고 상실감에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가 거의 10년이나 지난 2004년 경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본인이 상처받은 때의 온전하지 않은 내면을 대중에게 전달하게 될까 우려했던 것이다.

(바시아에게 사람들의 죽음 등으로 오랜 동안 활동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묻자,)
"참 어려울 때였어요. 내면에서 느끼지도 못하는 걸 음악으로 만들어 낼 수가 없어요. 행복하지도 않으면서 억지로 행복한 척 하는 것도 안되죠. 노래하고 춤추고 싶지도 않고 행복하지도 않았던 시절에 억지로 노래했었다면 대중들이 바로 알아챘을 겁니다."
- 아리조나(Arizona)주의 로컬 뉴스, 방송 매체의 포털 사이트인 azcentral.com의 2010.11.4일자 바시아와의 인터뷰
 
대중이 알아챌까봐 차라리 활동 중단을 선택했다는 그녀의 대답은 그녀가 대중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특히나, 재즈 연주는 청중 및 멤버들간의 주고 받는 인터플레이(Interplay)가 중요한데 약물 중독 등으로 온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억지로 연주하는 것은 대중 및 함께 연주하는 연주자들을 기만하는 것이다. 무대 뒷편에서 코카인이나 빨다가 촛점 잃은 눈으로 대중 앞에 불려 나와서 대중이 어떻게 받아들이든 상관없이 기계적으로 연주하는 것은 음악과 사람에 대한 무례다. 

 

그런 이유로, 칙 코리아는 본인 및 함께 일하는 밴드 멤버나 스탭들에게까지도 자기관리에 철저할 것과 투어 중 팬들과 부적절하게 어울리는 일이 없도록 최소한의 윤리를 지켜달라고 요구하고, 약물 사용 등을 절대 용납하지 않았다. 이미 70년대부터 멤버들이나 스탭들 중 마약을 하는 경우에는 가차없이 내쫓아 버렸다.
 
사이언톨로지가 추구하는 가치는 어떤 부모나 친구들도 동의하지 않을 수 없는 보편적인 겁니다. 건강과 향상이라는 가치죠. 가입을 해야 믿고 말고 할 그런 믿음이 아닙니다. 론 허바드도 이런 기계화된 시대에는 많은 종교들이 번창하기를 바랬습니다. 인간에 대한 이해와, 신념과 믿음을 가진 사람이 부족한 시대니까요.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에게는 어느 정도의 윤리가 요구됩니다.[각주:12]
- 칙 코리아, AllAboutJazz.com 인터뷰
 
일렉트릭 밴드를 6개월만에 그만둬 버렸다는 스캇 헨더슨도 칙 코리아가 요구한 규칙을 위반하고 여자 팬들과 놀아났던 일을 몰래 숨겼다고 밝힌 바 있다.[각주:13] 그러니, 그의 탈퇴 이유에는 스캇의 주장처럼 모든 것이 사이언톨로지의 문제였다기보다는 밴드 리더가 요구한 최소한의 윤리를 지키기 싫고 사생활을 간섭받기 싫었던 이유도 있었을 거라고 나는 본다.
 
칙 코리아가 자기관리와 음악적 영감을 개발하는 도구로 사이언톨로지의 기법들을 활용하고 있다고 해서 비난받을 일은 절대 아니며, 재능을 낭비하는 뮤지션들에 비해 자기관리에 철저하고 대중과 음악을 대하는 데 있어 멤버들에게도 윤리 기준을 요구하며, 오랜 기간 동안 성공적인 창작활동으로 대중과 후배 뮤지션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칙 코리아의 자세는 오히려 존경할 만하다.
 

내 심경을 대변하는 구절을 인용하자면,

 

 
 

종교를 대하는 뮤지션의 바람직한 자세

 

이 포스트를 작성하게 된 계기는 사실, 일본의 한 매체가 작성한 기사 때문이다. 칙 코리아의 일본 공연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사이언톨로지스트 칙 코리아, 동성애자 개리 버튼 등 공연과 전혀 상관없는 개인의 사생활을 마치 주홍글씨인 양 이름 앞에 들추어냈다.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열혈 팬이 아닌 이상, 그런 기사는 대중에게 편향된 선입견을 심어주기 쉽다.

 

즉, 이 글은 그런 일본 기사에 열 받아 칙 코리아와 사이언톨로지의 관계에 대한 잘못된 오해를 풀어보고자 쓰게 된 것이지만, 내 의도와는 달리 아마도 결과적으로는 사이언톨로지와 칙 코리아에 대해 잘 몰랐던 이들이 상세히 알게 될 것이고 오히려 그들에게 편견을 심어주는 글이 될 수도 있다. 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사이언톨로지가 뭐고, 어떤 관계인지 밝히고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자세히 설명하려다 보니 할 수 없었다.

 

뮤지션에 대한 판단은 그가 만들어 내는 음악을 대상으로 할 일이며, 그가 가진 종교에 대한 세속적 판단이 그 음악에 적용되어선 안된다. 그래도 뮤지션과 굳이 종교를 연관지어 편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물어보고 싶다. 뮤지션과 종교와의 바람직한 관계는 어떤 것이냐고.

 

아마도, 대중이 원하는 뮤지션과 종교와 관계는 이런 것일지 모른다.

 

 

"음악이야말로 나의 종교지!"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

 

 

*** 이 포스트와 연관하여 이해에 도움을 줄 만한 이미지들이 많이 있었지만, 사이언톨로지의 저작권이 걸려 있는 자료들이 대부분이라 올릴 수 없었다. 사용된 이미지들 대부분은 구글의 이미지 검색에서 비상업적으로 재사용가능한 것들 중에서 골랐다.

 

  1. 2009년 캘리포니아주 칼라바사스市(Calabasas, California)에 설립한 NVLA(New Village Leadership Academy) [본문으로]
  2. 2008.10.06일 The Daily Beast와의 인터뷰 [본문으로]
  3. 참고로, 이 책은 70여 페이지의 8.5 x 11.0 inch Letter 사이즈로, 옵셋 인쇄도 아닌 마스터 인쇄인데다 폰트 사이즈가 13~15정도로 꽤 큰 편이고 행간 간격도 넓어서. 일반 영어 서적에서 주로 사용하는 폰트 사이즈로 조정하면 30페이지 정도면 될 적은 분량이다. 즉, Adobe InDesign이나 QuarkXPress같은 출판용 소프트웨어가 아닌, 일반 워드 프로세서로 작업해서 Letter 용지에 레이저 프린팅한 후 그대로 마스터 인쇄한 책이다. 출판사도 별도로 없고 Chick Corea Productions라는 본인의 기획사에서 제작한 것으로 사무실로 직접 연락하지 않으면 구할 수가 없다. Volume 1이후는 없으며, 내용을 조금 추가한 새 에디션을 2014년 3월 칙 코리아가 최초로 시도한 온라인 워크샵의 교재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본문으로]
  4. 그런데, 이 부인은 얼굴 마담으로 활동하다 2007년 이후 종적을 감춰 LAPD에 행방불명 신고까지 되어 교단이 살해했다느니 별의별 뜬 소문이 많았는데, 2013년 결국 경찰이 직접 본인을 만나 확인했으므로 근거없다고 사건을 종결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행적이 묘연해 교회에 감금되어 있다느니 의혹은 사라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본문으로]
  5. 데이브 웨클(Dave Weckl, 드럼), 존 패티투치(John Patitucci, 베이스), 에릭 매리엔탈(Eric Marienthal, 색소폰), 프랭크 갬발리(Frank Gambale, 기타) [본문으로]
  6. p.125~, Chapter 6 - Guided Dream: Playing with the Masters [본문으로]
  7. 현재의 부인인 게일 모란(Gayle Moran Corea)은 두 번때 부인이다. [본문으로]
  8. 1950년 출판된 베스트셀러 "다이어네틱스 : 정신 건강에 관한 현대 과학(Dianetics: The Modern Science of Mental Health)"이라는 책에서 설명하는 일종의 심리 요법. 이후 사이언톨로지의 기초가 된다. [본문으로]
  9. "The books, lectures, courses and social betterment plans that L. Ron Hubbard originated have been a source of continual inspiration to me since I first read his 1st published book, “Dianetics – The Modern Science Of Mental Health”. In order to make the music I want to make, I figure I need to stay healthy and alive – learning how to use Scientology correctly helps me accomplish that." [본문으로]
  10. "I have been in Scientology for over [35] years. In those years I have worked hard to make my dreams a reality. Very few dreams have escaped me and I am extremely thankful now for my successes both professionally and personally. The role Scientology has played in my life has been vital. Without it I simply cannot imagine where I would be right now. It has been the source of answers and resolution for every conceivable problem, upset, fear and obstacle life has thrown at me. I have found amazingly that the answers were simple yet totally effective, the resolutions easy and completely workable. Life is not easy. Sometimes life is cruel, even vicious. I've also felt hatred, anger, upset and pain lift off of me and go away forever with Scientology auditing. I've seen the worst possible dilemmas evaporate with the application of Scientology technology just like magic. But it's not magic, it's Scientology. Easy to understand and apply by anybody, anywhere, anytime. Scientology works." [본문으로]
  11. Basia의 한글 표기를 대개 '바시아'라고 표기하는데, 간혹 '베이지어'라고 마음대로 발음하는 사람들이 있다. 정확한 발음은 '바샤'에 가깝지만 '바시아'라고 표기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이름을 클릭해 보시면 CNN에서 본인이 직접 발음에 관해 얘기하는 것을 보실 수 있다. [본문으로]
  12. "The values that Scientology states are universal values. Values that any good mother or father or friend couldn't possibly disagree with. They're the values of health and improvement. It's not a belief system where you have to sign up and believe something particularly. People of all religions study Hubbard, and Hubbard himself encouraged religions to flourish because in our day and age, in our mechanized society, what is lacking is the humanities and people with faith and beliefs. So that's one of our operations. We encourage that. I require a certain amount of ethics from anybody I work with." - 2004.10.30 AllAboutJazz.com [본문으로]
  13. "My personal lifestyle with some of the female audience members was in direct violation of Scientology doctrine, so I had to hide it from them, an act I'm not at all proud of." [본문으로]